“中 공산당, 각국 언론 상대로 영향력 확대 공작” 프리덤 하우스

한동훈
2022년 09월 11일 오전 9:5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1일 오전 10:55

중국 정부가 지난 3년간 더 정교하고 은밀하며 더 강압적인 전술로 각국 언론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보고서 ‘베이징(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글로벌 미디어 영향력 보고서 2022’에서 이같이 지적했다(보고서 링크).

이 보고서는 201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3년간 30개국을 조사해, 중국 공산당이 해당 국가의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영향력 확대 공작의 강도를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언론 영향력 확대 공작은 16개국에서 ‘강함’으로 나타났으며, 10개국에서는 ‘주목할만한 수준’이었다. ‘낮음’은 4개국에 그쳤다.

또한 18개국에서는 영향력 확대 공작이 현재 진행 중이었다.

이 보고서는 2018년부터 이러한 공작의 영향으로 각국에서 중국이라는 국가와 중국 정부에 관한 여론의 규모나 빈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언론 공작의 주체를 중국 공산당(CCP)으로 지목하며 중국(China), 중국 정부(Chinese government)와 명확히 구분했다.

프리덤 하우스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와 그 대리자들이 더 정교하고 강압적인 전술을 통해 각국에서 언론의 논조와 보도 방향성을 설정하고 중국을 비판하는 보도를 억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및 언론인을 상대로 한 괴롭힘과 협박에는 중국 입국 금지나 중국과의 관계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동시에 지난 3년간 국제적 명성을 가진 주류 언론을 통해 중국을 지지하거나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이미지 세탁’을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에 유리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인터넷에서 중국에 비판적인 인플루언서나 사용자를 대상으로 왕따 전술을 펼치고, 가짜 SNS 계정을 이용해 허위정보나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중국 공산당의 언론 공작이 전혀 제지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각국에서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 언론, 시민단체들이 공산당의 침투 공작을 알리는 활동을 펼친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각국의 법률 역시 제동장치로 작용한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각국 정부와 의회에서는 언론 보도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류 매체 외에 다양한 보도 채널을 확보, 중국에 관한 전문성을 높임으로써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언론 영향력 확대에 맞서는 각국의 능력은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대상국의 절반은 중국에 대항하는 힘이 ‘강함’으로 평가됐지만 나머지 절반은 ‘약함’으로 나타났다.

영향력을 가장 강하게 받는 곳은 대만이지만, 가장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한 곳도 대만이다. 그다음으로 강한 곳은 미국이며, 나이지리아는 중국 공산당의 언론 영향력 공작에 가장 취약했다.

보고서는 대만, 미국, 영국, 호주의 사례를 들며 중국 공산당이 소프트한 접근 방식으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자, 최근 더 공격적이고 비열한 책략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몇 년간 많은 국가로 확산할 것이라면서 곧 더 많은 국가의 정부, 연구자, 언론인, 정치인들이 더 많은 외교적 협박이나 인터넷 괴롭힘, 중국 정부에 고용된 인플루언서에 의한 여론 공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공동 제작, 콘텐츠 협약, 기사형 광고 등의 형태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입장이 반영된 콘텐츠를 마치 각국 언론 혹은 업체,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처럼 각국 언론에 게재한다.

일부 콘텐츠에는 중국 정부가 참여했다는 점을 명시돼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중국은 또한 인권탄압 등의 문제에 관해 중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기사와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각국 언론인 혹은 인플루언서를 중국에 초대하거나 중국 방문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