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검열 당국, “BA.5 치사율 낮다”는 증권사 보고서 삭제

강우찬
2022년 09월 22일 오전 11:32 업데이트: 2022년 09월 22일 오후 12:46

제로 코로나에 대한 불만 촉발 우려한 듯

중국의 한 증권사가 발표한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보고서가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우려한 조치로 분석됐다.

지난 7일 중국 난징시에 본사를 둔 화타이(華泰)증권은 자사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 치사율이 독감보다 낮다”는 연구 보고서를 게재했다.

이 보고서는 호주, 일본, 한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등의 지역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BA.5 감염률은 상승 추세지만, 중증 비율과 사망률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별 중증 비율을 소개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사망률이 0.1%를 밑돌아 독감의 경우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약화는 거의 확실한 추세”라며 “아시아 지역은 코로나 규제를 더욱 완화해 포스트 코로나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소셜미디어에 옮겨진 후 널리 확산돼 화제를 모았지만, 곧바로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로 삭제돼 더 이상 읽어볼 수 없게 됐다.

중국 화타이증권이 지난 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의 독감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중국 온라인에서 삭제돼 찾아볼 수 없다. | 화면 캡처

중국 네티즌들은 이러한 당국의 대응에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정정 명령을 내리면 될 일”,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화타이 증권 보고서는 코로나의 진실을 밝혔다. 정부가 더 이상 방역 정책을 지속한다면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보고서가 삭제된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상충되는 데이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현재 중국에서는 70개가 넘는 도시에서 전면 혹은 부분 봉쇄가 시행되고 있으며 약 3억 명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주민들의 불만이 정부로 쏠릴 수 있다고 우려해 보고서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