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학자들, 지속적인 ‘이민 러시’ 우려..정국 변화 암시

구칭얼(古清兒)
2016년 08월 3일 오후 12:36 업데이트: 2023년 08월 26일 오후 9:23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에도 중국 엘리트들의 해외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학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1일, 경제학자 이셴룽(易憲容.전 사회과학원 박사)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갈수록 많은 중산층과 엘리트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민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이민혁명’의 원인은 경제둔화, 집값상승, 고물가, 과도한 세금부담, 심각한 환경오염과 낮은 교육의 질 등이라고 분석하면서, 엘리트들은 지식과 기술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미래 경제발전을 지탱할 수 있는 영혼까지 갖고 떠난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이민붐은 1989년 천안문사건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민 수단은 정치적 망명, 브로커를 통한 밀입국, 부동산 투자, 자녀유학과 원정출산 등이었다. 서방국가들이 합법적 이민의 주요 수단이었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10년 비자로 출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최근에는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가 폭증하는 동시에 기업마다 수천명 규모로 간부 사원들이 유입되고 있다. 2015년에 중국인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발급된 L1비자는 1만258건으로 2005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L1비자가 중국을 탈출하는 새로운 수단이 된 셈이다.

한편, 쑨리핑(孫立平) 칭화대 교수는 지난 6월 28일 텐센트(騰訊·텅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중국이 3가지 긴박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쑨 교수는 국가의 발전방향, 엘리트층의 안전감, 서민들의 희망감 등 3가지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가장 기본적인 틀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개혁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중국 기업들이 눈앞의 기회만 찾고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는 고려하지 않는 현상을 보게 됐다면서, 그 원인은 중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갈지 미래가 불투명하고 언제 재산을 잃을지 몰라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곤경에서 벗어나려면 엘리트층이 안전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법치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정책이나 민간기업 중시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쑨 교수는 올해 초 발표한 글에서는 중국공산당의 정치체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면서 정치체제 개혁만이 유일한 출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