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파이, 뉴질랜드 대학 침투해 정보수집”…中 “풍문”

연합뉴스
2021년 06월 30일 오후 1:08 업데이트: 2021년 07월 1일 오전 9:38

중국인 스파이가 뉴질랜드 대학들에 침투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뉴질랜드 매체가 보도했다.

30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뉴질랜드 라디오(RNZ) 방송’은 최근 자사 팟캐스트에서 중국 정치·역사 분야 강사 3명의 경험담을 소개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클랜드대학의 한 정치학 강사는 수강생이 아닌 사람이 수업에 들어와 수업 슬라이드를 촬영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대학의 한 중국 고대사 강사는 2017년 자신을 방문학자라고 소개한 남성이 허락 없이 교실에 들어왔고 수업 내용을 비판한 적 있다고 밝혔다.

한 강사는 중국의 민족주의 때문에 중국 정치를 가르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10여 년 전과 비교해 중국 본토에서 온 학생들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NZ는 중국공산당이 중국 국내외에서 자국 및 자국 역사에 대해 무슨 얘기가 나오는지 강력히 통제하고 싶어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뉴질랜드 주재 중국 대사관은 보도에 대해 “순전히 풍문일 뿐”이라면서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신뢰를 저해하는 근거 없는 비난 대신 관련 당사자들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찰자망은 “뉴질랜드 관영매체가 근거 없는 이야기로 새로운 반중국 화제를 조작해냈다”면서 “같은 날 뉴질랜드 방송 프로그램은 민주화 운동가 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중국의 ‘침투’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과장했다”고 비판했다.

뉴질랜드 크리스 힙킨스 교육부 장관은 이번 일에 대해 사전에 보고받은 적 없다면서, 우려사항이 있으면 정보기관인 뉴질랜드안보정보국(SIS)에 신고할 것을 교육기관들에 당부했다.

힙킨스 장관은 “대학 강의실은 외국의 개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면서 “이를 용인하면 안 되지만, 일반적인 주장보다는 증거가 명확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해당 사안을 보고받았는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면서 정부는 대학 교육 제공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전문가 폴 뷰캐넌은 중국 정보기관원이 대학에서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에 대해 “놀랍지 않다”면서 “중국은 전 세계에서 이러한 활동을 한다.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중국에 대해 무슨 얘기가 있는지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강의실에서 ‘(중국 관련 내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민족주의적 중국 본토인과 스파이는 매우 다르다”면서 “일부 활동은 스파이와는 구분되는 위협 활동처럼 들리지만, 이 역시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