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톈진 물고기 대량 폐사에 “괜찮아”

2015년 08월 24일 오후 5:27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오후 9:22

폭발 현장, 시안화나트륨
700t 중 회수 150t 그쳐

지난주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700여t과 다른 독성 화합물을 저장한 물류창고에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한 후, 배 한 척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고기가 폐사해 강가로 밀려왔다. 중국 북부에서는 비가 내리면서 흰색 거품 잔여물이 생겨났다.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시안화나트륨을 포함한 독성 화합물 2500t가량이 폭발한 물류창고에 있었다. 금 채굴에 흔히 쓰는 시안화나트륨은 물에 닿으면 시안화수소로 바뀌는데, 이는 사람과 동물에게 치명적이다. 톈진 빈하이 지구의 폭발 현장 주변에서 물속의 시안화물 수치가 허용 기준의 277배까지 상승했다.

중국 당국 관계자들은 톈진 항에서 일어난 중국 최악의 산업재해를 잘못 처리하고 이 폭발 사고 관한 정보를 검열한 것으로 비난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 관리들은 모든 일이 잘되어가고 있다고만 한다.

8월 19일 톈진 환경보호국은 톈진 식수가 안전하다고 밝혔다. 8월 20일 중국 환경보호국의 긴급부서 국장인 티안웨이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은 8월 12일 대형 화재를 진압하는 데 사용한 대부분 유출된 오염수를 배수로로 내보내기 전에 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안 국장은 사고 지구와 바로 인접한 지역 외곽에서는 물의 시안화물 수치가 정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시민의 불만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넷이즈(NetEase)가 보도한 뉴스를 보면, 톈진 시민은 폭발 사고 이후 8월 18일에 처음 비가 내리고 나서 얼굴과 팔의 따가움과 피부의 가려움증을 호소했다.

비가 내리기 이틀 전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기상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 비는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8월 19일에 폭발 사고지역에서 7km 정도 떨어진 하이허 강에서 물고기 사체가 떠오른 사진을 게재했다.

한 지역 라디오 방송국은 누리꾼이 올린 사진을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중국 신문사들은 그 다음 날 물고기가 죽은 것이 사실임을 확인해 줬다.

중국의 경제 매거진 카이신은 죽은 듯 보이는 작은 물고기들이 멀리 펼쳐진 사진을 보도했다. 폭발이 있은 지 이틀 동안 사고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반응은 중단되거나 더뎠지만, 현재는 즉각적인 편이다.

톈진환경감시국의 덩시야오웬 국장은 8월 20일 오후 4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여름에는 수질이 나쁜 관계로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설명하고 “더 많은 조사”를 실시해 “일반 시민”에게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관영 매체인 CCTV는 기자회견이 열린 지 1시간 30분 뒤에 물고기가 폐사한 하이허 강물을 검사한 결과 시안화물의 오염이 없었다는 환경감시국의 발표를 보도했다.

톈진농업대학교의 동물분자번식학 교수인 구오홍은 중국 관영 신문인 법제일보와 인터뷰에서 폭발사고와 폐사한 물고기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구 교수는 “크고 작은 물고기가 모두 폐사했다면 오염 때문에 폐사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게다가 그 지역의 물고기만 아니라 다른 넓은 지역의 물고기도 폐사했어야 맞는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구 교수의 설명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아이디 ‘런닝라이프(runninglife)’는 CCTV의 물고기 폐사 관련 뉴스의 게시글에서 “물고기가 그렇게 많이 폐사했는데 이것이 폭발 때문에 발생한 오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폭발 오염물을 정화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폐사한 물고기가 폭발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닥치지 않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InvinciblyBravemiko689’는 “정부는 중국 시민 전부가 바보인 줄 아나 보다”라고 글을 올렸다. 물속 시안화물 카네기멜런대학교의 토목환경공학과 학장이자 물과 토양의 시안화물 수치에 관한 논문의 공동 편집자인 데이빗 좀벡(David Dzombak)은 대기원시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시안화나트륨이 물에 닿으면 시안화수소로 바뀌는데 이는 “인간과 수중생물에 매우 해롭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폭발 사고 현장 근처의 강물에서 폐사한 물고기를 발견한 것은 “별로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좀벡에 따르면 시안화물은 물고기를 잡는 데 사용하기 위해 가끔 의도적으로 물에 뿌려 물고기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는 데 사용하지만, 이것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불법이다. 박테리아는 물속의 시안화물을 자연적으로 분해하거나 물 표면에 있는 시안화물은 공기 중으로 소실된다. 좀벡은 분해과정이 “며칠이나 몇 주가 걸리지만 수개월이나 수년씩 걸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