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권력 암투, ‘쩡칭훙’ 역습…中 공산당 위해 시진핑 공격

왕요췬(王友群)
2019년 06월 14일 오후 5:1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9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우리가 중·미 관계를 우호적으로 가져야 할 1천 가지 이유는 있어도 중·미 관계를 망칠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진핑이 국내외적으로 봉착한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만났다. 류허는 시 주석의 메시지를 트럼프에게 전달한 뒤 “양측이 중요 문제를 한 달 이상 집중 논의해 ‘실질적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무역 합의가 빠르게 성사되길 원했다. 그는 각종 채널을 통해 트럼프와의 밀접한 관계 유지를 언급했고, 트럼프 또한 가장 곤란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응답했다. 지난 4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시진핑 주석을 빠른 시일 내 초대할 것이고, 그때 미중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5월 3일, 중국의 태도가 돌변해 무역 합의안을 번복했고, 5월 5일 미중 무역 분쟁은 다시 격화했다. 도대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이는 시진핑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에서 ‘적의 왕을 잡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다. ‘적의 왕’은 장쩌민과 쩡칭훙(曾慶紅) 두 사람이다. 그들 중 장쩌민은 올해 93세로 수차례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만큼 현재 임종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현재 진정한 ‘적의 왕’은 쩡칭훙이다.

쩡칭훙은 공산당 상하이방(上海帮), 장시방(江西帮), 석유방(石油帮), 홍얼다이(紅二代)의 핵심 인물이다. 쩡칭훙은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중난하이에서 장쩌민이 가장 신임하는 ‘대내총관(對內總管·대내 업무 총관리자)’이었다. 그는 2007년까지 중공중앙조직부장, 중앙서기처 서기, 중공정치국상무위원, 중앙당교 교장, 국가부주석, 홍콩-마카오 중앙공작협조팀 팀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쩡칭훙은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주어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당‧정‧군‧국가안전‧외교 계통에 많은 심복을 심어 두었다. 현재 이 심복들이 쩡칭훙을 도와 미·중 무역 분쟁을 격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공격’ 당해도 함구하는 中 외교부

시진핑이 5년간 부패와의 전쟁에 돌입했어도 장기간 쩡칭훙이 장악했던 외교부와 국가안전부의 부패 연루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 쩡칭훙은 외교부와 국가안전부에 심어 둔 심복들을 이용해 끊임없이 시진핑을 교란했다.

쩡찡홍은 지능적이고 교활한 수법을 일삼았다. 늘 사소한 일에도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것처럼 떠들썩하게 반응했다.

2018년 10월 7일, 스웨덴 방송국은 ‘시진핑이 원하는 세계’란 주제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아니라 시진핑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일관됐다. 그런데도 중국 외교부, 해외 영사관, 당 기관지인 우마오 등 시진핑을 옹호해 항의하는 기관이 한 군데도 없었다.

중국이 직면한 난국에 대한 책임, 시진핑에 물어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중국 고위층은 미중 무역 분쟁을 둘러싸고 내부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시진핑은 12월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도록 많은 것을 양보했다. 12월 3일 쩡칭훙의 지배하에 놓인 해외 매체들은 ‘극좌에 분열된 중국, 시진핑이 책임져야’ 등의 평론으로 시진핑을 맹공격했다.

이와 관련해 재미 학자 허칭롄(何清漣)은 “국가안전부가 장악한 해외 선전 언론이 시진핑을 향해 역습의 나팔을 분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의 평론에 대해 “시진핑의 큰 죄 몇 가지를 열거하는 ‘역습’을 당과 정권의 생사존망이 걸린 큰일로 보는 것 같다. 모든 것을 잃을 때를 대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들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시진핑이 미중 간 합의하려고 했지만, 쩡칭훙 세력이 시진핑에게 ‘극좌’의 책임을 물어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도록 방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진핑, 협상 번복 책임 모두 진다’는 보도 나돌아

올해 5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보류해 두었던 무역 전쟁이 계속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6일, 외신들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 협상단이 대폭 양보한 협의 문안을 올렸지만 고위층에서 그 협의안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시진핑은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시진핑의 최우선 대외 업무는 미중 무역협상이다. 미중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5월 1일까지 10차 회담을 열었다. 그 기간 동안 양국은 현안 95%를 합의했고, 류허가 취한 입장은 모두 시진핑의 뜻이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이 무역 협상을 번복한 데 대해 시진핑이 책임지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확실치 않은 보도 내용의 출처가 안 밝혀졌지만, 중난하이의 누군가가 협상 결렬로 무역전쟁이 재발한 책임을 시진핑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미중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길 바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미·중 간 무역협상이 진정으로 타결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들은 바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무역기구를 이용해 계획경제의 폐단과 시장경제의 맹점을 결합해 ‘소리 없이 거액을 번’ 중국공산당 지배 권력층 일가 일 것이다. 그들 중 쩡칭훙 일가는 가장 부패한 집단에 속한다. 쩡칭훙의 아들 쩡웨이(曾偉)는 2007년 37억 3천만 위안으로 자산 규모 738억 위안의 산둥 제일의 대기업 루넝(鲁能) 그룹을 넘겨받았다.

2018년 3월부터 왕후닝(王滬寧)이 주관하는 공산당 관영 언론들은 대대적으로 ‘극좌’ 보도로 일관했다. 중국 민중들에게 격앙된 어조로 ‘자신감’을 고취했고, 민족주의 감정을 들춰냈으며, 투쟁심을 자극해 전 중국 사회에 반미 정서를 급속히 확산시켰다.

여론 “시진핑은 물러나라”

중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각종 충격적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었다. 가짜 백신, P2P 대출 사기, 판빙빙 탈세, 중국불교협회장 스쉐청(釋學誠)의 음란 사건, 장시성 고분 도굴 사건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흉흉한 사건들로 인해 민중의 원성도 끓어오르고 있다.

8월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베이징 정치권에서는 ‘시진핑 하야’, ‘쿠데타’, ‘사임’, ‘일인자가 쉬면 바다(왕양을 지칭)가 군을 통솔한다’ 등 정치적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시진핑의 ‘사임’하길 가장 원하는 사람은 바로 쩡칭훙이다. 시진핑이 부패 청산 작업이 최고점에 도달했을 때 인터넷에 ‘시진핑 하야’를 요구하는 공개서신 두 편이 등장했다. 서신 한 편엔 시진핑과 일가의 신변 안전을 위협하는 대목이 3개나 나온다.

아이오와주 신문에 트럼프 욕하는 광고 게재

2018년 9월 24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거액의 돈을 들여 미국 아이오와주 최대 신문인 ‘드 모인’ 4면에 전면 광고를 냈다. 그중 ‘무역전쟁: 대통령이 어리석은 탓’이라는 제하의 글은 미국 중간선거 때 아이오와 농민들이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 지지를 막으려는 의도였다.

1985년 시진핑의 1차 방미 지역은 아이오와주였다. 2012년 2차 방미에서도 시진핑은 특별히 아이오와를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와 시진핑 주석의 인연이 깊은 것을 알고는 시진핑과 깊은 친분인 브란스타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대사로 임명했다.

‘중국일보’가 굳이 애리조나주를 선택해 그런 광고를 게재한 것은 중난하이에 시진핑을 망신시키려는 인물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시진핑 무시하는 ‘지방 제후’, 쩡칭훙의 지지 기반

2014년 5월 13일, 시진핑은 친링(秦岭)산맥 지역에 불법으로 별장을 짓지 말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 섬서성 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던 자오정융(趙正永)은 지시를 받고도 이를 성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전달하지 않은 채 성 위원회 감찰실과 시안시에서 상황을 빨리 조사해 중앙에 보고하라고만 간단히 지시했다.

같은 해 6월 10일에야 시안시는 단속 조사팀을 구성했다. 1개월 간 조사한 섬서성 위원회는 중앙에 ‘총 292동의 무허가 별장을 적발했다고 보고했다. 나중 이 조사에서 빠뜨린 별장 수는 1000여 채에 달했다. 2014년 10월, 2016년 2월, 시진핑이 재차 지시를 내렸지만 자오정융은 계속 허위 보고서를 올렸다.

이 처럼 자오정융이 시진핑에게 맞섰던 것은 그를 발탁해서 중용한 사람이 장쩌민과 쩡칭훙이어서다.

‘왕린칭 서류 실종’ 사건, 국제적 스캔들 돼

2018년 12월 26일 최고법원 판사 왕린칭(王林清)은, 저우창(周强) 최고법원장이 ‘산시성 1천억 위안 광권 민사소송’ 재판 기록을 훔치도록 지시했다는 정보를 중앙TV 앵커 추이융위안(崔永元) 등을 통해 온라인에 퍼뜨렸다.

세계적으로 관심사가 된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올 2월 22일, 중국공산당 정치법률위원회를 중심으로 연합조사단을 꾸렸다. 연합조사단은 재판 기록을 훔친 범인을 고발자인 왕린칭이라고 결론 내렸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떤 사람은 현대판 ‘지록위마(指鹿爲馬)’라 하고, 어떤 이는 ‘린칭이 기록을 잃다(林清失卷)’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21만 파룬궁 수련자들이 실명으로 최고법원과 최고검찰원에 장쩌민을 고발했다. 저우창 최고법원장은 장쩌민이 파룬궁을 박해해 수많은 수련자들을 주검으로 몰았다는 걸 명백히 알고 있다. 이번 ‘산시성 1천억 광권 사건’ 재판 기록 절도 혐의를 피하게 된 것은 장쩌민과 쩡칭훙이 정법계에 심어둔 많은 심복이 저우창을 보호했기 때문이다.

장쩌민 집단은 과거 수십 년간 정경유착으로 얻은 기득권을 보호하려한다.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권력에 의존하는 약점을 쥐고 시신핑을 나날이 코너에 몰아붙이고 있다. 쩡칭훙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시진핑이 장쩌민파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쩡칭훙은 중국공산당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진핑에게 함정의 덫을 씌우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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