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코로나19 기간에도 ‘여우사냥’…2500명 체포

류정엽 객원기자
2022년 01월 29일 오전 8:51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2:48

중공 당국이 2014년부터 해외로 망명한 중국인들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는 정책인 ‘례후싱둥'(獵狐行動)을 실시하고 있다.

일명 ‘여우사냥’ 작전이라 불리는 이 정책에 따라 중공은 망명자들을 송환하는 과정에서 납치, 유괴 등을 일삼고 있어 인권 유린 논란이 일고 있다.

중공은 이를 의식한 듯, 2014년 이래 120개국에서 1만여 명을 송환했지만, 송환은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송환 대상자는 중국에서 죄를 짓고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부패한 공무원, 경제 사범 등)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Safeguard Defenders, 이하 세이프가드)’는 지난 18일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해외로 망명한 중국인) 대다수는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에 의해 송환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로는 반체제 인사와 위구르인들이 잇달아 송환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2년간 2500명 이상 강제 송환”

이 ‘여우사냥’ 작전은 2015년부터 실시한 스카이넷 프로젝트의 일부다. 이 프로젝트는 본래 공안부,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법무장관실이 총괄했지만, 지금은 2018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설립한 국가감찰위원회라는 비사법 기구가 담당하고 있다. 

중공의 스카이넷 작전은 주로 미국, 호주, 아랍에미리트,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프가드 관계자는 중공의 강제 송환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안전한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은 이 작전으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최소 2500명(2020년 1421명, 2021년 1114명)을 강제 송환했다. 

“2020년 해외 망명자 10만7864명”

시진핑이 집권한 후 해외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해외 망명 신청자는 61만3336명이다. 특히 2012년에 1만5362명이던 것이 2020년에는 10만7864명으로 늘었다. 이는 무려 700%나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망명자가 급격히 늘자 중공 당국은 송환율을 높이기 위해 여우사냥을 더욱 대담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중공 당국은 인터폴 적색 수배자 대상에 올린 망명자 75%를 송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상 ‘수배자’이기에 적법 절차에 의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세이프가드 관계자는 “비공식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납치, 유괴 등의 수단을 사용한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은 명확히 부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밖에도 중공이 사용하는 불법 수단은  많다. 중국에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보복, 해외에서 활동하는 요원들이 자행하는 직접적인 협박, 납치, 사이버 공격, 망명 희망국에 압력 넣기 등이 그것이다.

세이프가드는 공개된 문서가 부족해 인터폴 적색 수배자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며 2015년에 30명이던 수배자 수가 2016년에는 600명 정도로 늘어났고, 최근 몇 년간은 1200명이 넘는다고 추정했다.

 

중국의 해외 반체제 사범 검거 보도 장면 | NTD 캡처

 

“비밀요원 30개 팀, 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공이 파견한 요원들은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한다. 2015년 CCID 사이트는 중국 요원 30개 팀 이상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에 파견돼 도망자 22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중공 요원들이 프랑스 당국에 알리지 않는 등 양국의 인도조약을 위반하면서 체포한 경우도 있었다. 바로 2017년 프랑스 국경 내에서 불법으로 정닝(鄭寧)을 체포한 사건이다. 정닝은 세계 캐시미어 업계를 이끄는 사업가 중 한 명으로, 중인룽(中銀絨) 그룹의 2인자였다. 중공은 그를 경제 범죄 사범으로 규정했다.

세이프가드가 확인한 데이터에 근거하면, 중공은 납치를 22건 시도해 태국에서 7건, 아랍에미리트에서 5건 등 총 18건 성공했다. 만화가 장예페이(江野飛)는 2015년 태국 방콕에서 납치된 뒤 국가전복죄로 충칭(重慶)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또한 2004년 베이징에서 반정부 운동을 벌인 인권운동가 탕즈순(唐志順)은 11년 뒤 미얀마에서 인권 변호사 왕위(王宇)의 막내아들 등과 함께 납치돼 투옥됐다.

중공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2500명 이상을 강제 송환했다. 이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고 여우사냥을 계속할 것이고, 중국 공산당 통치 체제가 위협받거나 흔들릴수록 더욱 그악스럽게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