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共의 대미 관세 보복은 ‘허세’

이혜영
2019년 06월 6일 오후 12:07 업데이트: 2020년 05월 4일 오후 5:46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을 거듭 공언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국 당국이 갖고 있는 보복 카드는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중국 당국은 ‘중-미 경제무역 협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란 백서를 발표해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미국의 책임”이라며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미국과 정면전에 나서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백서의 말미에는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상호간 신뢰와 협력을 증진하고 차이점들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상을 강하게 원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중국 무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미국과)함께 일하고 싶다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중국 당국, 합의 파기 더는 없을 것”

중국 당국이 백서를 발표하기 전인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콜로라도주 미국 공군사관학교로 출발하는 자리에서 미국이 대중 무역협상을 잘하고 있으며, 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땐, 지난 번처럼 약속을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은 지난해 12월 1일 정상회담 이후 5월 마지막 협상 타결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측에 구조개혁을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오판해 협상이 파국을 맞았다. 중국 당국이 원래의 약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측이 95% 완성된 거래를 파괴했다고 보고, 중국 상품 2000억 달러에 부과했던 10%관세를 5월 10일 25%까지 올렸다. 중국 당국도 이에 맞서겠다며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상품에 최고 25%까지 인상된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미 무역대표부(USTR)는 5월 13일 추가 관세를 부과할 약 3000억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 3805개의 제품 리스트를 제시했고 6월 말까지 법정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 상무부는 5월 16일 화웨이를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전세계의 주요 칩 생산업체들은 화웨이에 대한 출하를 중지하고, 일부 국가의 통신 사업자들은 화웨이의 새 휴대폰 판매를 중단했으며, 구글은 화웨이와의 협력관계를 잠정 중단하는 등, 화웨이는 중대한 운영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당국, 미국의 손에 좋은 카드 있다는 것 알아

중국 당국의 최근 일련의 반응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미국 관리들은 중국 당국이 허세를 부리고 있고 그러는 동안 미국에 반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미국 관리들은 베이징이 단지 당분간만 이런 위협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모든 가능한 잠재적 결과를 이미 시뮬레이션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관리들도 트럼프 행정부에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정부는 최소한 5개의 중국 감시장비회사를 수출 규제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중국의 중요한 기술 발전에 필요한 제품과 기술을 차단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 인사들도 인공지능과 로봇, 3D 프린터 등 관련 기술 수출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베이징이 여전히 미국과의 거래를 원한다면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모든 의제를 협상해야 한다.

조지타운대 교수인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중국 당국은 미중 경제가 이탈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중국 당국이 너무 멀리 밀면 현실로 돌아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무엇을 가지고 보복할 것인가?”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의 디렉터인 호석 리-마키야마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중국 당국은 무엇을 가지고 보복할 것인가?”

미·중 무역전에서, 중국 당국은 이미 약 1100억 달러의 미국 상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앞으로 보복으로 쓸 수 있는 총알은 약 100억 달러의 미국 상품이 전부다. 또한 전제주의의 중국 공산당은 과거 대부분의 미국 기술회사를 중국 시장으로부터 퇴출시켰다. 그래서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관측통들도 중국 공산당이 이미 총알을 다 썼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술 매체 스트레테쳐리의 창업가이자 기술 비평 전문가인 벤 톰슨은 “현재의 무역전은 중국(중공)이 일으킨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미 많은 미국 기술회사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은 지 오래다. 이제 미국이 드디어 화답했다”고 평했다.

로이 연구소의 엘리엇 자그만은 5월 22일자 트윗에 “중국 당국에 의해 금지된 미국 기술회사는 백여 개에 달하지만, 미국은 화웨이 하나만 금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미국 제품과 회사에 대한 규제를 늘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미국과 중국이 금지한 기술회사들을 비교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대미 보복? 중국 사회 곤경에 빠질 수도

지난 10년간 중국에 살면서 중국을 관찰해온 자그만은 중국의 경제 성장 수치가 인위적으로 조작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정부가 매 분기마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은행들이 이 수치를 달성하도록 돈을 빌려줘왔으며, 중국은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일본 은행, 유럽연합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통화팽창을 했다”고 전했다. 또, 이로 인해 중국 경제는 자산과 부채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고 결국 중국 인민이 그 대가를 지불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마키야마와 자그만은 “중국은 사회안전망이 없어 일정한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외무역의 지속적인 확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하면 (즉, 미국 국채를 매도하든, 희토류를 금수하든,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을 제한하든) 중국은 더 큰 상처를 피할 수 없고 결국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결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