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에 “코웃음 쳤다”던 캐리 람…하바드생 아들 행방 묘연

한동훈
2020년 08월 10일 오후 5:41 업데이트: 2021년 01월 16일 오후 2:16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람 장관의 둘째 아들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부터 람 장관의 가족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람 장관의 둘째 아들 린웨시(林約希)가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린웨시가 페이스북을 통해 “집에 급한 일이 생겨 홍콩으로 돌아간다”고 동료에게 알린 후 연락이 끊겼다.

해외 언론들은 린웨시가 더 이상 미국에 머물 수 없으며, 향후 온라인 과정으로만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린웨시는 2020년 가을 졸업 예정이다.

홍콩 민영통신사 팩트와이어 뉴스 통신은 미국 현지에서 린웨시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9일 보도했다.

통신은 린웨시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 부동산의 집주인으로부터 그가 7월 25일을 기점으로 연락이 두절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갑자기 페이스북을 통해 ‘집에 급한 일이 있어 홍콩으로 돌아간다’고 룸메이트에게 알렸다고 한다.

또 이틀 뒤인 7월 27일 밤, 집주인은 린웨시로부터 “(올해 9월 1일부터)2021년 8월 31일까지 임대차 계약을 연장할 테니, 계약서를 전달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후 집주인은 여러 차례 그에게 답신을 보냈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결제 앱을 통해 이번 8월 임대료만 받았다고 했다.

미국은 최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홍콩과 중국 본토 관리 11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 본토와 홍콩 관리들은 향후 그 직계가족과 함께 미국 입국 자격이 박탈되며 미국 내 금융거래도 동결된다.

미국이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달 31일 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자신을 제재키로 한 데 대해 “나는 코웃음을 쳤다”고 발언했다.

또 지난 8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 미국 방문 비자 유효기간이 2026년까지이지만, 미국에 가고 싶지 않기 때문에 비자를 자발적으로 말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캐리 람 장관은 줄곧 자신은 미국에 자산이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람 장관의 둘째 아들 린웨시는 제재로 인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람 장관의 아들 린웨시의 소식을 접한 중화권 네티즌들은 “한 구성원의 행동으로 온 가족이 연루된다” “영국도 미국을 따라 같은 조처를 하면, (영국 여권이 있는 람 장관) 온 가족이 귀국해서 모일 수 있겠다” “미국의 제재는 겨냥성이 강해 통쾌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미 재무부는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 샤바오룽(夏寶龍)과 부주임 장샤오밍(張曉明),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중련판) 주임 뤄후이닝(駱惠寧) 등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이들 여권 정보와 가족 주소 및 제재 이유를 공개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1명의 중국 본토와 홍콩 관리들에 대한 제재 성명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중·영 공동성명’에 따른 홍콩 자치의 보호자가 아닌, 중공의 졸개 역할을 기꺼이 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며 “캐리 람은 베이징(중공)에 협조하며 홍콩의 민주적 자유와 법치를 전복시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제재에 찬사를 보낸다. 이들은 홍콩 자치권에 대한 침식을 치밀하게 계획하면서 탄압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홍콩의 보편적인 인권 보호에 대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